경기 확장과 투자 심리 (낙관, 변동성, FOMO)
솔직히 저는 경기가 좋아지면 투자하기 편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경제 지표가 좋아지니 당연히 투자 결정도 쉬워질 거라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확장 국면을 몇 번 겪어보니 오히려 그 반대였습니다. 경기가 좋아질수록 투자자들의 기대는 점점 과열되고, 시장 분위기는 낙관 일색으로 변했습니다. 일반적으로 경기 확장 국면은 안정적인 투자 환경을 제공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 시기야말로 투자 심리가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핵심 구간이었습니다.

낙관이 시작되는 지점
경기가 확장 국면에 진입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기업 실적 개선입니다. 매출 증가율과 영업이익률이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은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기대를 갖게 됩니다. GDP 성장률도 상승 추세를 보이고, 실업률은 낮아지면서 경제 전반에 활력이 돌기 시작합니다(출처: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여기서 GDP 성장률이란 한 나라의 경제 규모가 1년 동안 얼마나 커졌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성장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기업 활동이 활발해지고 소비가 늘어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가 2020년 후반부터 2021년 초반까지 시장을 지켜보면서 느낀 점은, 확장 국면 초기에는 투자자들이 비교적 냉정하게 기업 가치를 평가한다는 것입니다. 실적 개선이 확실한 기업을 중심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밸류에이션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형성됩니다. 하지만 확장 국면이 6개월, 1년으로 길어지면서 투자 심리는 점차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일반적으로 경기 확장기에는 불확실성이 줄어든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써보니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을 무시하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시장이 계속 상승하니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쌓여갑니다. 과거의 상승 경험이 미래 판단의 근거가 되면서 투자 심리는 점점 낙관적으로 변해갑니다.
실제로 확장 국면이 지속되면 시장 참여자들의 리스크 선호도가 높아집니다. 보수적이던 투자자들도 수익률 경쟁에서 뒤처질까 봐 위험 자산 비중을 늘리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통계로도 확인됩니다. 2021년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 유입액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출처: 금융투자협회).
변동성을 키우는 구조
확장 국면에서 주목해야 할 지표 중 하나는 VIX입니다. VIX란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산출하는 변동성 지수로, 투자자들이 향후 시장 변동을 어떻게 예상하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흔히 '공포 지수'라고 불리는데, 수치가 높을수록 시장이 불안정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미입니다.
제가 실제 경험상 흥미로웠던 점은, 확장 국면에서는 VIX가 계속 낮은 수준을 유지한다는 것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시장이 안정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위험이 사라졌다는 신호는 아닙니다. 오히려 투자자들이 위험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일 수 있습니다.
많은 투자자가 동일한 방향으로 포지션을 잡을 때 시장은 작은 충격에도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군중 행동(Herding Behavior)이라고 부르는데, 개별 투자자가 독립적으로 판단하기보다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따라가는 경향을 의미합니다.
저는 2021년 중반 비트코인 시장에서 이러한 구조를 직접 목격했습니다. 모두가 상승을 예상하고 매수 포지션을 늘리던 시기였는데, 중국 정부의 채굴 규제 발표라는 단 하나의 뉴스가 시장을 급락시켰습니다. 평소라면 큰 영향이 없었을 소식이었지만, 과도하게 한쪽으로 쏠린 포지션 구조 때문에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된 것입니다.
확장 국면에서 나타나는 변동성 확대 요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동일 방향 포지션 집중으로 인한 유동성 리스크 증가
- 레버리지 사용 확대로 인한 강제 청산 가능성 상승
- 낙관적 기대가 실망으로 전환될 때 급격한 심리 변화 발생
일반적으로 변동성이 낮으면 시장이 안정적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낮은 변동성이 오히려 다음 충격의 씨앗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FOMO와 투자 판단
FOMO(Fear of Missing Out)는 확장 국면 후반으로 갈수록 강해지는 현상입니다. FOMO란 다른 사람들이 얻는 기회를 자신만 놓칠 것 같은 두려움을 의미하는데, 이는 합리적 투자 판단을 방해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입니다.
제가 2020년 말 테슬라 주식을 볼 때 직접 느꼈던 감정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주변에서는 모두 수익을 냈다는 이야기만 들렸고, 저만 기회를 놓치는 것 같았습니다. 밸류에이션을 따져보면 이미 충분히 비싼 가격이었지만, 상승 흐름에 동참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조급함이 들었습니다.
FOMO 현상은 단순한 개인의 심리 문제가 아닙니다. 시장 전체의 참여자 수를 빠르게 늘리고, 자산 가격을 실제 가치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구조적 요인이 됩니다. 특히 소셜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투자 성공 사례는 빠르게 확산되고, 이는 더 많은 사람들의 FOMO를 자극합니다.
투자 심리가 과열되는 과정을 보면 명확한 패턴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펀더멘털에 기반한 투자가 이루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승 그 자체가 투자 근거가 됩니다. "계속 오르니까 산다"는 논리가 지배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가격 상승 속도가 경제 성장 속도를 앞지르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확장 국면에서는 투자 기회가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 시기야말로 가장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구간입니다. 주변의 성공 사례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투자 기준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저는 확장 국면 후반에 들어서면 오히려 투자 비중을 줄이는 편입니다. 모두가 낙관할 때 조심하라는 말이 단순한 격언이 아니라 실제로 유효한 전략임을 여러 번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시장 분위기가 좋을수록 자신의 투자 원칙을 되돌아보고, 현재 포지션이 과도하지 않은지 점검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경기 확장 국면은 분명 투자 기회가 많은 시기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투자 심리가 과열되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낙관적인 분위기에 휩쓸려 무리한 투자를 하기보다는, 투자 심리의 변화를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자신만의 기준을 지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이 좋을 때일수록 한 발 물러서서 전체 그림을 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본 글은 일반적인 경제 흐름을 설명하기 위한 정보 제공 목적의 콘텐츠이며 특정 금융상품이나 자산에 대한 투자 권유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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